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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에세이]_Flower dance

문장 에세이

by Hi.Scarlett_for Griet 2020. 11. 2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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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AULG4MoYxQk


#문장에세이

 

 

오늘의 문장은 DJ Okawari의 'flower dance'에서 가져왔다.

 

 

Rainy Waltz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문장의 자리를 곡의 제목이 꿰찬다. Flower dance
도입부에 나오는 대화는 마치 책의 한 장면 같다.

 

사실, "Assignment: outer space"란 영화에서 Lucy와 Ray의 대화장면이다.

 

 

 

 


이름

1.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단지, 지칭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야' 라거나 '너' 혹은 '저기요' 와는 다른 무엇이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꽃_2행」


김춘수 시인의 유명한 시구절 속, 등장하는 이름은 
피운다. 이름은 듣는 이로 하여금 꽃을 피우게 한다.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는 아직 꽃봉오리.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개화(開花)의 문이 열리고,
화관(花冠)의 길을 따라 도착한 그곳에서, 고유한 색과 모양을 독차지한 꽃이 만개한다.


2.
동일한 사람이지만 부르는 것은 제각각이다.
누군가에게는 "어이 김씨"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고객님"
누군가에게는 "오빠 아님 형, 혹은 구분없는 동생"
누군가에게는 "야, 쟤, 너, 그리고 저기요.."

서로 맺고 있는 관계에따라 나를 부르는 말은 다르고,
그 말들은 각기 상이한 함유도를 가진다.

%.

낯선이가 나를 부르는 말에,내가 1%정도는 담겨 있을까?

아니면 그저 향만 날지도 모르지.

만나면 서로 인사 정도는 하는 사람이 나를 부를 때,

그 말 속에는 내가 30%정도 담겨 있을 것이다.

만약 반가움이 추가된다면 50%는 그냥 넘길텐데

문득 연락해, 나와준 친구와 부딪치는 술잔.
그와 동시에 나를 부르는 친구의 말에는,
곧이어 바닥을 드러낼 잔에, 따르는 술 만큼
내가 담겨있다.
'넘치지 않게 따라봐'
나를 처음으로 불러준 가족의 말에는 내가 흘러넘친다.
떨어지는 것을 아까워하기에는 남은 것이 너무 많다.


3.
이름은 100%의 함유도를 가진다. 그 속에는
부족해서 아쉽지도, 너무 많아 넘치지도 않는
정량의 내가 들어있다.
이름은 부르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더 담아주지도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덜어내지도 않는다.
그저 정량을 줄 뿐이다.
그러니 각자 동일하게 주어진 양을,
쏟거나 엎을지 혹은 되려 채우게 될지는
각자의 몫이다.

4.
이름이 듣는 이로 하여금 꽃을 피우게 하는 건,
그 사람의 전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대한 티저영상만 보고 가서, 느껴지는 서운함과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부담감은
개화의 시기를 늦춘다.

 

 

지난 날의 서운함으로 시렸던 마음에 따뜻함을,
일방적인 부담으로 데였던 속에 시원함을,

 

이름을 불러 줌으로써
서운함을 채우고 부담감을 덜어낸다.
곧이어, 개화의 문이 열리고,
화관의 길을 따라 도착한 그곳에서, 고유한 색과 모양을 독차지한 꽃이 만개한다.

그렇게
꽃이 핀다.


#For you.

 

Flower dance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 뒷부분의 대화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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