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적적함을 몰아냅니다.
https://maritree.tistory.com/m/41
누군가의 세상에 전부였던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군가가 당신의 세상에 전부였던 적은요?
살짝 비틀어볼까요?
당신이 누군가의 세상이었던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군가가 당신의 세상에 전부였던 적은요?
문앞에 포스트잇이 붙어있었다.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그 사이에 다녀간 모양이다.
'아이쿠, 이런'
끝맛이 고소하면서도 달콤함이 감도는 커피를 준비했는데
개시를 하루 미뤄야겠다.
누군가가 세상의 전부라,
아니면 누군가가 내가 사는 세상이었던적은
'우선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먼저 해야겠군요.'
'내가 상대방에게는..
이 물음은 잠시 뒤로 미뤄두도록 하죠.'
결국에 다를 수 밖에 없는 명제를 품은 너와 나.
서로 비슷한 점에 익숙함을,
서로 다른 점에서 신선함을 느끼며,
두 손을 마주잡고, 입 대신 눈을 더 맞추며
서로의 눈에 담기곤 했던 그날들.
조금씩 서로 닮아감에, 그것을 유일한 밑천으로 삼아 종종 걸음으로 걷던 그때는,
너라는 세상 아래에 있었지.
또한, 그게 내 전부였기에
이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취향이라던가 성향 혹은 이따금 생기곤 하는 어긋남은 아무 상관없었지.
그 세상은 영원할까? 언제까지 지속될까?
유한함으로 만연한 나는, 자못 진지하게 무한함을 꿈꿨어,
'영원히 우리 함께'
네 옆에는 나, 내 품속에는 언제나 너.
너와 영원할 수는 없겠지만, 언제나
너의 일원이 되겠다는 다짐은.
어떤 세상아래 있는지.
손에 놓쳐 조각난 기억들.
바닥에 나뒹군 조각들 중,
유난히 빛을 내는 그 안에 있을지도
말보다는 글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편지일까?
이런 적은 처음이라, 어떻게 전할지 고민하다
우선 서류봉투를 사러갔다.
편지봉투보다는 그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왠지 신이났다.
[마음의 세탁소]_짐(朕) (8) | 2020.12.31 |
---|---|
[마음의 세탁소]_인연(因緣) (39) | 2020.12.02 |
[마음의 세탁소]_액션 라이팅 (39) | 2020.11.29 |
[마음의 세탁소]_캐모마일, 페퍼민트 그리고 마카롱 (61) | 2020.11.28 |
[마음의 세탁소]_온기 (24) | 2020.11.25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