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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세탁소]_인연(因緣)

마음의 세탁소 with Maritree

by Hi.Scarlett_for Griet 2020. 12. 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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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빈 공간을 가득 채워요.
그 안에 있으면 내가 마치 음표가 된 것 같아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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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세탁소

 

 

[OPEN]

 

 

 

 

#6. 인연(因緣)


이번에도 서류 봉투에 담아
문 앞에 놓았다.
우편함 같은 거라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어떤 색으로 덮을까?'

그 생각에 한참을 담겨있다가, 물들기 전에 빠져나온다.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지는 해의 어스름에 달빛이 기웃거립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슬렁어슬렁
제 모습을 드러내겠죠.
오늘은 밤길이 그렇게 어두울 것 같지는 않네요.
같은 하늘에 떠있는 해와 달은 각기, 서로에 대해서 뭐라 말할지
그것들은 서로 닿아있을까요?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지도 모르죠.
아니면, 그 여부가 딱히 상관없을지도 몰라요.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연이 닿아있기에, 어떻게 보이든 관심 없을 거예요.
물끄러미 하늘을 바라보는 건, 살짝 엿보기 위해서일까요?

 

웃음을 참는 것과 울음을 참는 것 중 뭐가 더 어려울까, 가끔 생각하곤 합니다.

각기 나름의 고충이 있겠죠.

그에 대한 답은 비록 없지만, 후자에 대한 이야기는 있답니다.
울음을 참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인연이 있었거든요.

 


우연한 만남이 필연으로 다가와,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난다고 믿었으니까.

 

인연인 줄 알았어요.

 

너를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이제야 우리는, 만나게 됐어

 

 

많은 가정들을 반복할수록 특별함을 커져만 갔죠.

 

 

횡단보도 신호를 좀 더 이르게 건넜다면,
혹은 뒤늦게 건넜다면, 어땠을까..?

 


오늘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갈 준비를 마치니 때마침 그때였고,
엘리베이터는 제때 왔고,
걷는 속도는 적당했으며,
횡단보도 신호는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 변함과 동시에,

서로가 교차할 그곳으로 나는 이끌렸고.

 

 

모든 것들이 모여서 우리는 만났죠.
인연이었을까요?

 


인연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닐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모든 것들이 인연이라 말해주고 있었거든요.
사실,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었는지도 모르죠.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요,
그때 제가 귀담아들은 인연은
악수를 청하려 내민 손,
딱 그 정도였던 것 같아요.
불쑥 내민 손에 머쓱함이 남을지, 반가움이 남을지
알지 못한 채,
그 단계에서 우두커니 멈춰 서고 말았죠.
그 사람은 제 손을 잡아줬을까요?
아니면, 손사래 쳤을까요?

 


인연이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그렇게 찾아온 인연에 많은 것들을 담곤 했어요.
그 당시에 저는 마치 뭔가에 홀린 듯,
이성과 감성이 아닌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수한 직관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로 가득한 타국에서 희미한 모국어를 놓치지 않는 태생적 예민함으로,
'이건 분명히 필연이니 반드시 운명이니, 그래서 우리는 연인이니'하는 동화 같은 낭만으로,
인연을 가득 채웠죠.

어떻게 그 사람에게.
그토록, 마음이 닿도록 집중할 수 있었을까요?
그 이외에 다른 건, 아무 상관없었던 그때는,
스쳐가는 인연도 있다는 깨달음을 남겨두고
조용하게 지나갔습니다.



무척이나 소란스러운 단조로움에
또 하루가 채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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